노무현 v. 이명박(Rd 1)

다음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낸 편지 전문.

이명박 대통령께 드리는 편지

이명박 대통령님,
기록 사본은 돌려드리겠습니다.

사리를 가지고 다투어 보고 싶었습니다.
법리를 가지고 다투어 볼 여지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열람권을 보장 받기 위하여 협상이라도 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버티었습니다.

모두 나의 지시로 비롯된 일이니 설사 법적 절차에 들어가더라도 내가 감당하면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미 퇴직한 비서관, 행정관 7-8명을 고발하겠다고 하는 마당이니 내가 어떻게 더 버티겠습니까?

내 지시를 따랐던, 힘없는 사람들이 어떤 고초를 당할지 알 수 없는 마당이니 더 버틸 수가 없습니다.

이명박 대통령님,
모두 내가 지시해서 생겨난 일입니다. 나에게 책임을 묻되, 힘없는 실무자들을 희생양으로 삼는 일은 없도록 해주시기 바랍니다. 기록은 국가기록원에 돌려 드리겠습니다.

“전직 대통령을 예우하는 문화 하나만큼은 전통을 확실히 세우겠다.”
이명박 대통령 스스로 먼저 꺼낸 말입니다. 내가 무슨 말을 한 끝에 답으로 한 말이 아닙니다. 한 번도 아니고 만날 때마다, 전화할 때마다 거듭 다짐으로 말했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에는 자존심이 좀 상하기도 했으나 진심으로 받아들이면서 ‘감사하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은근히 기대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 말씀을 믿고 저번에 전화를 드렸습니다.
“보도를 보고 비로소 알았다”고 했습니다.
이때도 전직 대통령 문화를 말했습니다. 그리고 부속실장을 통해 연락을 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선처를 기다렸습니다.

그러나 한참을 기다려도 연락이 없어서 다시 전화를 드렸습니다. 이번에는 연결이 되지 않았습니다. 몇 차례를 미루고 미루고하더니 결국 ‘담당 수석이 설명 드릴 것이다’라는 부속실장의 전갈만 받았습니다. 우리 쪽 수석비서관을 했던 사람이 담당 수석과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해 보았지만 역시 통화가 되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내가 처한 상황을 믿을 수가 없습니다.
“전직 대통령은 내가 잘 모시겠다.”
이 말이 아직도 귀에 생생한 만큼, 지금의 궁색한 내 처지가 도저히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내가 오해한 것 같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을 오해해도 크게 오해한 것 같습니다.

이명박 대통령님,
가다듬고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기록은 돌려 드리겠습니다.
가지러 오겠다고 하면 그렇게 하겠습니다.
보내 달라고 하면 그렇게 하겠습니다.

대통령기록관장과 상의할 일이나 그 사람이 무슨 힘이 있습니까?
국가기록원장은 스스로 아무런 결정을 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결정을 못하는 수준이 아니라, 본 것도 보았다고 말하지 못하고, 해 놓은 말도 뒤집어 버립니다. 그래서 이명박 대통령에게 상의 드리는 것입니다.

이명박 대통령님,
질문 하나 드리겠습니다.

기록을 보고 싶을 때마다 전직 대통령이 천리길을 달려 국가기록원으로 가야 합니까?
그렇게 하는 것이 정보화 시대에 맞는 열람의 방법입니까?
그렇게 하는 것이 전직 대통령 문화에 맞는 방법입니까?
이명박 대통령은 앞으로 그렇게 하실 것입니까?
적절한 서비스가 될 때까지 기록 사본을 내가 가지고 있으면 정말 큰일이 나는 것 맞습니까?

지금 대통령 기록관에는 서비스 준비가 잘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까?
언제 쯤 서비스가 될 것인지 한 번 확인해 보셨습니까?

내가 볼 수 있게 되어 있는 나의 국정 기록을 내가 보는 것이 왜 그렇게 못마땅한 것입니까?

공작에는 밝으나 정치를 모르는 참모들이 쓴 정치 소설은 전혀 근거 없는 공상소설입니다. 그리고 그런 일이 기록에 달려 있는 것은 더욱 아닙니다.

이명박 대통령님,
우리 경제가 진짜 위기라는 글들은 읽고 계신지요? 참여정부 시절의 경제를 ‘파탄’이라고 하던 사람들이 지금 이 위기를어떻게 규정하고 있는지 모르지만, 아무튼 지금은 대통령의 참모들이 전직 대통령과 정치 게임이나 하고 있을 때가 아니라는 사실정도는 잘 알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저는 두려운 마음으로 이 싸움에서 물러섭니다.

하느님께서 큰 지혜를 내리시기를 기원합니다.


2008년 7월 16일

16대 대통령 노 무 현


Posted by Min H.

2008/07/16 17:55 2008/07/16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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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과격하지만 역시 또 맞는 말

악몽은 시작도 되지 않았다
[기고] '2MB 솔루션', 이건 호러물이다
등록일자 : 2008년 02 월 29 일 (금) 11 : 01  

 내각(內閣)도 건물이던가? 그깟 건물, 토목공사 하듯 삽질 몇 번으로 뚝딱 지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한 모양이다. MB건설의 설계도면을 보자. 내각 = 영남 향우회 + 기독교 신우회 + 고려대 교우회. 인수위는 아멘 할렐루야, 내각은 부어라 마셔라 막걸리, 사정기관은 우리가 남이가. 경사 났네. 경사 났어. 이걸 도대체 나라꼴이라고 해야 할까?
 
 참을 수 없는 존재의 천박함
 
 "군 복무를 영광으로 알고, 군복을 입고 다니는 것을 자랑스러워하게 만들겠습니다." 어떻게? MB 정권의 솔루션 = 장관 후보자들의 병역면제율을 일반인의 여섯 배로 올려놓을 것. 이래놓고서 군 복무를 영광으로 아는 사회를 만들겠단다. 군대 안 가야 장관될 확률이 여섯 배로 높아지는 사회에서 도대체 어느 '볍진'이 군복무를 영광으로 알겠는가?
 
 "노블리스 오블리주는 선진일류국가의 바탕"이란다. 선진일류국가의 바탕을 만들기 위한 MB 정권의 솔루션 = 장관 후보자들 평균재산 40억. 집 3.6채에 부동산 4건. 위장전입. 불법농지취득. 탈세와 탈루. 이중국적. 이런 분들 데리고 선진일류국가 만들겠단다. 대통령 자리가 앉아서 이런 실없는 농담이나 늘어놓을 자린가?
 
 그들의 '선진'은 과연 놀라웠다. 그 다채로운 재테크의 기법을 보라. 괜히 잘 사는 게 아니다. 저들이 자랑하는 '실용'을 보라. 출범도 하기 전에 벌써 세 명이 날아갔다. 실용=부도덕, 선진=재테크. 이것이 MB 방정식이다. 그 면면을 보라. 얼마나 천박하고 교양이 없는가. 전여옥 의원님, 이번엔 대통령 제대로 뽑은 건가요? 보니까 다들 대학(고대)은 나왔던데….
 

이명박 정부가 채 출범도 하기 전에 장관 후보자 3명이 부동산 투기 의혹 등으로 낙마했다. ⓒ연합뉴스

 내각인가, 봉숭아학당인가
 
 강남 오렌지족의 부모가 "아륀지~"라고 혀 꼬부라진 소리를 할 때, 우리는 아직 웃을 수 있다. "남편이 선물로 오피스텔을 사줬다"는 소리에 박장대소를 하고, "자연을 사랑했노라"는 시심에 포복절도를 할 수가 있다. 거기에 "공직자에게는 거짓말하는 능력도 필요하다"는 어느 또라이의 썰렁한 논설에 우리는 아직 유쾌하게 뒤집어질 수가 있다.
 
 도덕성 포기하고 '능력'으로만 뽑았다더니, 노동부 장관 후보는 노동 현안을 잘 모른다고 하고, 복지부 장관 후보는 복지부 현안을 잘 모른다고 한다. 나름대로 탁월한 개그 컨셉이나, 워낙 다른 후보들이 크게 웃기는 바람에 빛이 바래 버린 느낌이다. 어찌 이 따위를 "통일은 없다"는 책을 쓴 사람을 통일부 장관에 앉히려 했던 개그에 비할 수 있겠는가.
 
 대운하 전도사라는 분이 미국에서 받아왔다는 박사논문이 목회신학에 관한 것이었다는 말을 들으니, "아하, 그래서 대운하의 '전도사'님이시구나" 고개가 끄덕여지다가, 미국에서 받았다는 그분의 논문이 한글로 되어 있다는 말을 들으니, 어쩐지 현정권의 영어정책과 안 맞는 것 같아 고개가 갸우뚱해지기도 하고. 이렇게 저절로 목 운동이 되니 건강에는 좋은 것 같다.
 
 국밥 할매 쇼
 
 그들이 1억 원과 2억 원짜리 골프회원권을 "싸구려"라고 말할 때, 우리의 입가에선 웃음이 사라지기 시작한다. 1, 2억 원이 '싸구려'로 보이는 분을 장관으로 올려놓은 채, 대통령은 값 100원이라도 서민에게는 부담이 된다고 호들갑을 떤다. 자신의 1, 2억도 '싸구려'로 보이는 사람들이 서민의 100원을 '부담'이라 불러줄 때, 우리는 감동을 해야 하나? 아니면 분노를 해야 하나?
 
 그래, 국밥 먹는 연기는 유인촌보다 나았다. 그래서 라면 값 100원을 깎아준다 하자. 무슨 수로? 농심에 가격 인상 못하게 압력을 넣을까? 그게 무슨 시장 친화적 정책인가. 사회주의 빨갱이 정책이지. 그럼 정부에서 보조해줄까? 그게 생산적 복지냐? 국민 게으르게 만드는 소모적 낭비지. 아, 국민성금 모으면 되지 않을까?
 
 하루에 라면 10개를 먹으면 그게 벌써 1000원이란다. 그래서 한 달이면 3만 원이란다. 5인 가족이 한 달 내내 점심, 저녁으로 라면만 먹으라는 얘긴지. 그래, 서민 가구당 한 달에 3만원씩 라면 값 보조해 준다고 하자. 영어 사교육 시장, 이미 후끈 달아올랐는데, 서민들의 자식은 저 돈 많은 사람들의 자식들과 무슨 수로 그 잘난 '경쟁'이라는 것을 해 보나?
 
 민방공 훈련
 
 "애애애애~~~앵. 국민 여러분, 공습경보가 발령됐습니다. 모두 안전한 방공호로 대피해 주십시오." 지난 정권 내내 저들은 공습경보를 발령했었다. 이른바 노무현 정권의 폭격기가 국민들 머리 위에 세금 폭탄을 퍼부었다는 것이다. 종부세 해당자는 겨우 국민의 2%. 그런데 나머지 98%는 뭐 하러 방공호로 기어 들어가는가? 곧 공습경보가 해제될 거라고 한다. 이제 행복한가?
 
 2억에 산 집이 10억이 됐다. 일 하지 않고 번 돈이 무려 8억이다. 거기서 몇 천 만 원 세금 내는 게 그렇게도 아까울까? 세금 내기 싫으면, 집을 팔고 이사를 가면 될 일이다. 그 돈이면 다른 지역에 큰 집을 사고도, 평생 일 안 하고도 먹고 살 돈이 남겠다. 이렇게 팔자 좋은 분들의 처지가 그렇게 안타까워서 몇 천 만원씩 깎아주면서, 서민에게는 라면 값 100원으로 생색내겠다? 서민이 거지냐?
 
 이건 간단한 산수 문제다. 누군가 그저 집을 사고파는 것만으로 5억을 벌었다 하자. 그 5억은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게 아니다. 누군가 노동으로 메워야 하는 것이다. 즉 내각에 계신 저 분들이 쳐드신 그 돈은 결국 당신과, 당신 자식들이 대대로 갚아야 한다. 세금 없애 집값이 오르면, 제 집을 마련하기 위해 더 많은 쌩 고생을 해야 한다. 자, 라면 값 깎아주셔서 성은이 망극한가?
 
 럭키 호러 쇼?
 
 방송통신위원장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은 신문사 경력이 전부란다. 방송통신위원장 직무와 관련하여 그가 인정받은 유일한 능력은 '대통령의 최측근'이라는 것뿐. 국가인권위원회까지 대통령 직속으로 두겠다는 발상을 했던 분이니, 앞으로 대통령 최측근이 막강한 권력을 가진 방송통신위원장 자리에 앉으면 이 나라 방송이 어떻게 될까? "뚜뚜뚜 땡, 이명박 대통령은…"
 
 이게 결코 수사적 과장이 아니라는 것은 지금 낯 뜨거운 정권찬양으로 가득 찬 <동아일보> 지면을 보면 알 수 있을 게다. 벌써 정권의 코드에 맞추기 시작한 검찰과 경찰은 보안법 내세워 사람들 구속시키고, 대통령 정무수석이 될 분은 "5공이 민주주의가 자랄 토양을 마련했다"는 전두환의 얘기를 들으러 버젓이 5공 잔당들의 모임을 찾아다닌다. 정말로 그들이 돌아온 모양이다.
 
 MB야 탁자를 원탁으로 교체하고 단상에 일반인을 앉히는 이벤트를 연출하기 여념 없으나, 대중은 정권 교체 후에 이미 어떤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인터넷에 들어가니 "잡혀가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는 얘기가 심심찮게 들린다. 물론 노무현 정권 시절에는 없었던 일이다. 어느 신문에 보낸 칼럼 원고는 어떻게 된 일인지 두 주가 넘도록 아직 소식이 없다.
 
 호러는 시장에서
 
 한국노총에서는 정권과 밀월을 자랑하고, 그 중의 일부는 정계로 들어갈 달콤한 꿈을 꾸는 모양이다. 그 사이에 MB가 노사화합 기업이라 극찬한 GM 대우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한강에서 시위를 하다가 경찰의 진압에 밀려 한 겨울에 차가운 강물로 떨어지고 있다. 그건 남의 일이라고? 조금만 기다려라. 머잖아 바로 너의 일, 네 가족의 일이 될 테니까.
 
 나만은 무사할 거라고? 글쎄, 비정규직이 노동인구의 절반을 넘어가는 판에, 앞으로 자기만 무사할 거라고 믿는 게 얼마나 합리적 계산일까? 노무현 정권은 이렇게 만들어 놓고 미안한 척이라도 했다. 하지만 MB 정권에서는 제스처조차 기대해서는 안 된다. 그것이 그들의 철학이요, 신념이요, 정책이기 때문이다. 이제는 최소한의 제동마저도 풀렸다. 고속질주하면 신날 것 같은가?
 
 옛날이야기를 하나 해 보자. 로마의 갤리선에 장군이 올라탔다. 노를 젓는 노예들을 향해 장군이 외친다. "너희에게 좋은 소식 하나와 나쁜 소식 하나가 있다. 어느 것부터 듣고 싶은가?" 당연히 좋은 소식. "총독께서 오늘 점심에 너희를 배불리 먹고 마시게 해주시겠단다." 와, 환호성. "이어서 나쁜 소식. 점심 식사 후 총독께서 수상 스키를 즐기시겠단다."
 
 마지막 방어선
 
 영어 사교육 광풍은 이미 시작됐다. 다 같이 걷다가도 하나가 뛰기 시작하면 다 같이 뛰어야 하는 게 '경쟁'의 본질. "우리 아이들, 우리 모두 잘 키우자"가 아니라, "다른 아이들 제치고 내 아이만 잘 키우자"는 것이 개개의 부모들의 심리. (이토록 이기적인 사람들이 '애국'이라는 말 한 마디에 집단 속에 하나가 되는 습성을 가진 것은 참 신기한 일이다.) 어차피 막을 수는 없을 게다.
 
 비정규직 확산도 막을 길이 있어 보이지 않는다. 자기는 비정규직이 되는 것을 원하지 않아도, 조국의 경제 성장을 위해 남들은 모조리 비정규직이 되어도 좋다는 게 개개의 시민들의 생각이 아닌가. 이것은 논리적 불가능이다. 게다가 이를 저지해야 할 진보정당은 존재조차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어쩌다 이렇게 된 걸까? 우리가 뭘 잘못 생각한 걸까?
 
 하나 남은 것은 의료보험이다. 앞으로 보험증 들고 갈 수 있는 병원의 수는 점점 줄어들 것이다. 이 정권 5년 끝난 다음에, 우리는 보험증 들고 아직 몇 개의 병원에 갈 수 있을까? 아니, 그런 병원이 아직 남아 있기는 할까? 의사들의 배 둘레 햄은 점점 두꺼워지고, 서민들의 허리는 점점 얇아질 텐데, 그러다가 마침내 허리가 끊어질 사람들은 도대체 어쩌란 말인가?
 
 '나는 지난 대선 때에 네가 한 일을 알고 있다.'
 
 이건 호러물이다.

진중권/중앙대 교수

Posted by Min H.

2008/02/29 14:10 2008/02/29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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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MB 내각 짜기
[기고] 도덕적이지는 못하나 유능하기는 한가?
등록일자 : 2008년 02 월 26 일 (화) 18 : 40  

 왜 갑자기 '고소영'인가 했더니 '고려대', '소망교회', '영남'의 약자란다. 왜 갑자기 '강부자'인가 했더니 '강남의 부동산 부자'란다. 졸지에 이명박 정권 인사정책의 화신이 된 두 여인. 지금 심정이 어떨까? 아무튼 이 두 이름은 어제 출범한 정권의 본질을 명료하게 압축한다. 즉 '강부자'는 대통령이 속한 계층의 사회적 코드, '고소영'은 거기서 사람을 가져다 쓰는 대통령 개인의 사적 코드다. 후자는 전자에 속하는 사람들이 인간관계를 맺는 방식이기도 하다.
 
 발표한 총리 및 장관 후보자들의 면모가 흥미롭다. 병역면제율이 무려 38.5%, 일반 국민의 여섯 배에 달한다고 한다. 자녀들의 이중국적율은 21%, 그러니까 다섯 명 중의 하나는 한국의 국적을 포기했거나, 다른 나라 국적을 갖고 있다는 얘기다. 게다가 재산은 평균이 39억, 일반국민의 열여섯 배에 달한다. 돈이 많다고 나무랄 일은 못 되나, 그들의 재산이란 것이 자연과 건축에 대한 남다른 사랑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게 찜찜하다. 1인당 주택 3.6채와 토지 4건.
 
 사실 종합부동산세는 국민의 2%만 내는 세금이다. 하긴, 주택을 3.6채 정도 갖고 있으면, 과연 세금이 좀 나오긴 할 게다. 하지만 그 동안 오른 집값으로 인해 발생한 차익은 그 몇 푼 안 되는 세금에 비할 바가 못 될 것이다. 그런데도 조중동이라는 싸구려 스피커를 통해 "세금 폭탄" 운운하며 그것도 못 내겠다고 요란하게 사회적 소음을 일으킨 게 바로 이런 분들이다. 이제 출범한 MB 정권은 앞으로 이런 계층의 정서와 이익을 노골적으로 대변하게 될 것이다. 새 역사의 주인공들, 어떤 분들인지 면면을 살펴보자.
 
 전쟁과 평화
 
 먼저 한승수 국무총리 후보. 신문에 떠드는 것을 정리하는 데에도 한참이 걸린다. 헌정파괴 국보위에 참여한 경력이 있고, 투기차익 은폐하여 공직자 윤리법 위반, 거기에 편법증여에 부인의 위장전입. 그리고 본인 및 장남의 병역특혜, 거기에 장남은 군 복무 중 해외 골프 여행. 전 세계에서 복무 중 해외 골프 여행 보내주는 '선진'적 군대는 아마 대한민국에 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는 '위장전입' 하나로 총리 후보의 목을 날리던 이들이 이 분을 어떻게 할지 지켜 볼 일이다.
 
 이어서 남주홍 통일부 장관 후보. 교육비 이중 공제 받은 게 4500만 원. 부인은 부동산 투기 의혹. "부부 교수로 25년 벌어서 재산이 그 정도면 양반"이란다. 아무리 양반이라도 그렇지, 글 읽는 선비의 재산이 어떻게 탐관오리 뺨치냐. 게다가 곧 한미 간에 전쟁이 벌어지며, 2007년에 남한이 무정부상태가 된다는 등의 극우망언. 아무리 생각해도 정신상태가 정상으로 보이지 않는다. 이런 극우반공주의자가 통일부 장관이란다. 차라리 반달곰 이근안을 국가인권위원장 삼아라.
 
 이상희 국방부 장관 후보. 이 분은 미군기지 이전과 관련하여 평택에서 시위가 벌어졌을 때, "xx 분자" 진압해야 한다며 거기에 무장병력을 투입할 계획을 내놨다고 한다. 듣자 하니 옆에 있던 사람들이 듣기에도 끔찍해서 말렸다고 한다. 도대체 먹여줬지, 입혀줬지, 별 달아줬지, 도대체 뭐가 불만이기에 자기 먹여주고 입혀주는 국민의 가슴에 감히 총부리를 들이댈 생각을 하는가? 이런 발상이 가능한 인물의 손에 국가의 무력을 지휘할 권한을 쥐어준다? 간도 크다.
 
 생태주의 내각?
 
 이춘호 여성부 장관 후보. 전국 곳곳에 부동산 투기를 한 사실을 지적하자, "남편이 기쁜 마음에 오피스텔을 선물했다"고 해명했다는 바로 그 분이다. 이 해프닝은 한국 남자들이 얼마나 센스가 없는지 보여준다. 도대체 반지나 목걸이도 아니고 아내에게 줄 선물로 오피스텔을 고르는 취향은 또 뭔가? 그냥 꽃이나 한 송이 선물했으면 얼마나 아름다웠겠는가? 하긴, 선물로 부동산을 받아야 감동하는 게 강남의 낭만이 아니던가. 꽃 한 송이보다는 길목 좋은 곳의 화훼단지를 통째로….
 
 박은경 환경부 장관 후보. 김포의 농지를 불법취득 했다가 적발 당하자, 나는 그저 자연을 사랑했노라고 뿐이라고 읊었던 문학소녀. 그녀의 시심은 대지(大地)와 대지(垈地)를 구별하지 않는다. ("건축법에 의하면 '대지란 지적법에 의하여 각 필지로 구획된 토지'를 말한다고 되어 있으나, 하나의 건축물을 그 필지 이상에 걸쳐 건축할 때는 그 건축물이 건축되는 모든 필지의 최외곽선으로 구획된 토지를 대지라 하며, 대지 면적도 그 대지 경계선 내의 면적으로 한다." 출처: 네이버 사전) 이 분이 환경부 장관이 되면 전 국토를 사랑하게 될까 봐 걱정이다.
 
 김성이 복지부 장관 후보. 전두환 정권이 '3청교육'이나, '정화운동'이니 하면서, 국민들을 빨아야 할 걸레 취급할 때, 그 섬섬옥수로 걸레를 깨끗이 빠는 방법에 관한 논문을 써서 전두환 대통령 각하로부터 표창까지 받으셨단다. 그 영광을 재현하고 싶었던 걸까? 다른 이의 논문을 표절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단다. 박미석 청와대 수석도 동병상련의 처지에 있단다. 수박 겉핥듯이 잠깐 서핑해서 정리한 것이 이 정도. 도대체 이것도 내각이라 부를 수 있을까?
 
 실용과 선진
 
 그 동안 보수언론은 '도덕이냐, 능력이냐'라는 이분법을 내세워 잔머리를 굴려왔다. 쉽게 말해 '노무현 정권은 도덕성만 강조하느라 일을 못한 무능한 정권'이었다는 식이다. 하지만 노무현 정권의 무능에서 자동적으로 자기들이 유능하다는 결론이 도출되는 것은 아니다. 물어야 할 것은 이것이다. '도덕적이지 못한 저 집단이 과연 유능이라도 한가?' 저들이 그토록 자랑하는 능력이라는 것은 혀 꼬인 '아륀지' 발음만큼 술 취한 듯한 인수위의 다채로운 닭짓을 통해 충분히 드러났다.
 
 어떤 면에서 저들은 실제로 유능하다. 일반인들이 모르는 제 나름의 노하우가 있기에 땅도 사놓고, 위장전입도 하고, 세금 탈루도 하고, 병역도 면제 받는 게 아니겠는가? 바로 이것이 저들이 비록 도덕성은 없지만 능력은 있다고 자부하는 근거다. 우리는 잘 사는데, 너희들은 왜 못 사냐? 한 마디로 우리 강부자들을 따라 배우면 온 국민이 잘 살 수 있다, 이게 저들이 생각하는 '선진'이다. 그러려면 부도덕한 고소영이라도 부자라면 데려다 써야 한다, 이게 저들이 말하는 '실용'이다.
 
 '실용'과 '선진'이라는 게 뭔지 알고 싶은가? 그럼 그 두 원칙으로 뽑은 인물들을 보라. 더 황당한 것은, 저게 그래도 나름대로 엄선해서 내놓은 멤버들이라는 사실이다. 고르고 고른 게 이 정도니, 그 성긴 체에 걸려 간택 받지 못한 들의 상태는 어떻겠는가? 기껏 고르고 골라서 5공 올드보이에 IMF 리사이클링이라면, 이건 인력 '풀'이 아니라 꿀꿀이 '죽'이라 하는 게 났겠다. 제 말이 얼마나 웃기는지도 모르는 바보들은 그 위에 데코레이션으로 얹은 도토리쯤 되고….

진중권/중앙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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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in H.

2008/02/26 20:26 2008/02/26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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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적으로 동감.

"이상한 나라의 이명박"
[홍성태의 '세상 읽기'] 진정한 '실용'과 '능력'이란
등록일자 : 2008년 02 월 26 일 (화) 12 : 08  

 노무현 대통령이 퇴임하고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했다. 대통령은 막강한 권력자이지만 5년의 임기가 정해져 있는 유한한 권력자이다. 그리고 민주화의 결과로 이제는 사실 옛날처럼 막강하지도 않다. 그렇기는 해도 대통령은 5년 동안 이 나라에서 가장 강력한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선출직 공무원인 것은 틀림없다. 아무쪼록 이명박 대통령이 자신에 대한 여러 의혹과 우려를 불식하고 정직한 정치를 펼치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이 정직한 정치를 펼치고 국정을 올바로 이끌 수 있을지 벌써부터 많은 사람들이 크게 걱정하고 있는 것 같다. 무엇보다 그가 제시한 대표 정책이 가장 커다란 우려의 원천이 되었으며, 또한 무엇보다 그가 내세운 대표 인물이 가장 심각한 근심의 근원이 되었다.
 
 그런데 이와 관련해서 제기되는 어떠한 비판에도 그의 답은 똑같다. '실용'과 '능력'이 그것이다. 그러니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 대체 무엇이 실용이고, 무엇이 능력인가? 경운기보다 느린 운하가 '실용'이고, 표절과 투기가 '능력'인가? 정녕 그렇다면, 이 나라는 이미 망한 나라가 아니겠는가?
 
 나는 1965년에 서울에서 태어났다. 내가 태어나기 100년 전인 1865년에 영국에서 찰스 루트위지 도지슨이라는 수학자가 루이스 캐럴이라는 필명으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라는 책을 출판했다. 이 책은 동화로 널리 알려졌으나 사실은 대단히 어려운 책이라고 한다. 이 책은 수학적 환상의 세계를 그린 영문학의 고전으로 꼽히며, 이 책에 대한 어려운 주석서들이 계속 출판되고 있다.
 
 1955년에 토드라는 영국의 심리학자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증후군'이라는 이론을 제창했다.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처럼 현실을 왜곡되게 인식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예컨대 짧은 것을 길게, 긴 것을 짧게. 지금 이 나라에서는 이런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증후군'이 확산되고 있는 것 같다.
 
 '이명박 운하'부터 살펴보자. 경운기보다 느린 운하를 경제적이라고 주장한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비실용적이고 반경제적 주장이 아닐 수 없다. 중국인 관광객을 천만 명씩 운하 관광에 끌어들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중국인을 바보나 변태로 여기는 이 주장에 대해 그야말로 중국인들이 명예훼손 소송을 해야 할 판이다.
 
 '이명박 운하'로 지구온난화에 대비한다고 주장한다. 멀쩡한 산과 강을 파괴하는 것이 지구온난화 대책이라니, 세계 최고의 황당한 이야기로 기네스북에 올려야 할 것 같다. 문화재도 파괴하지 않는단다. 숭례문이 땅을 치고 통곡할 주장이 아닐 수 없다. 바야흐로 이 나라가 앨리스의 이상한 나라가 되는 모양이다.
 

▲ 이명박 대통령은 한승수 총리 후보자를 비롯한 문제투성이 인물을 총리, 장관, 수석으로 임명하는 '악수'를 두고 있다. ⓒ연합뉴스

 국무위원 내정자들을 둘러싼 논란을 보자. 한승수 국무총리 내정자는 집안으로서는 경사일지 몰라도 국가로서는 도무지 그렇게 보기 어렵다. 국보위부터 현재까지 이어지는 본인의 화려한 경력은 사실 역사의 암울한 경력일 수 있다. 아무튼 한승수 내정자는 대단한 능력을 가진 사람인 것 같다. 직업이 장관이요 총리라고 할 수 있으니까.
 
 더욱이 쉴 때는 '김앤장'이라는 국내 최대의 법률회사에서 고문의 직함으로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서 1년에 무려 1억1000만 원씩 사례비를 받았다. 그러나 한승수 내정자는 전혀 참신하지 않으며, 정책 능력을 둘러싼 여러 의혹이 제기된 사람이다. 이런 사람을 총리로 임명하려 하다니, 이명박 대통령의 능력을 어떻게 봐야 할까?
 
 한승수 내정자에 대해 좀 더 얘기를 해 보자. 한승수 내정자의 아들은 LG CNS에서 병역특례로 근무하면서 5000만 원이 넘는 연봉을 받으며 200일이 넘게 해외 근무를 했고, 그 와중에 해외 골프 여행까지 즐긴 것으로 드러났다. 비록 '신의 아들'이 되지는 못했지만 한승수 내정자의 아들은 그야말로 '황제 병역'을 했다고 해야 하지 않을까?
 
 한승수 내정자의 아들이 병역을 마친 사연을 알게 되고는 나는 병역특례에 대한 철저한 감사와 개혁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한쪽에서는 병역을 마치느라 죽어라 고생하다가 실제로 죽기까지 하는데, 다른 한쪽에서는 고액 연봉에 해외 골프 여행까지 즐기며 병역을 마친다. 이렇게 차별적인 징병 제도를 운영하는 나라가 세상에 또 어디에 있는가? '황제 병역'도 그저 '능력'일 뿐인가?
 
 불안한 얘기는 계속된다. 오랜 주장을 하루아침에 바꾼 자들에 대해서는 말하기가 조금 머쓱하게 되었다. 그보다 더 황당한 사례들이 계속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러니 일단 자신의 오랜 학문적 주장과 소신을 하루아침에 바꾼 자들은 잠시 옆으로 제쳐두도록 하자. 어떤 내정자는 제자의 논문을 표절하거나 공동 연구를 단독 연구로 횡령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 다른 내정자는 중복 게재의 의혹을 받고 있다. 또 다른 내정자는 심각한 땅 투기의 의혹을 받고 있으나 '땅을 사랑했을 뿐 투기를 하지 않았다'는 말로 한국의 개그계를 평정했다. 또 다른 내정자는 전국을 무대로 땅 투기를 했다는 여러 증거들이 제시되자 새로운 정부를 위해 물러난다며 사퇴했다.
 
 끝으로 냉전의 전사에서 통일부 장관이 될 비극적 또는 희극적 운명에 처한 또 다른 내정자에 대해서만 조금 더 얘기를 해 보자. 그는 국가안보를 크게 강조하면서, 정작 자기 자식들은 오래 전에 미국으로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것도 '능력'일 뿐인가? 더욱 큰 문제는 그가 교수라는 사실이다.
 
 1998년 9월에 경기대 교수가 된 그는 1982년부터 2007년까지 단 9편의 '학술 논문'을 쓴 것으로 학술진흥재단에 등록했는데, 그 중에서 가장 최근에 쓴 것은 무려 1998년에 쓴, 정확히는 1998년 5월에 쓴 것으로 등록된 세 편이다. 다시 말해서 1998년 5월 이후 한 편의 논문도 쓰지 않았다는 것이다. 더욱이 그는 1998년의 논문들을 모두 '국내 전문 학술지'에 썼다고 등록했지만, 이 기록은 거짓이다. 경기대는 교수의 연구 업적을 관리하지 않는가? 경기대의 등록금은 얼마인가? 아무래도 경기대에 대한 감사가 필요할 것 같다.
 
 '실용'도 좋고, '능력'도 좋다. 그러나 정말로 중요한 것은 어떤 '실용'이고, 어떤 '능력'인가 하는 것이다. 표절, 논문 횡령, 중복 게재, 연구 업적 미달, 허위 등록, 투기 등이 '실용'이고 '능력'인가? 거꾸로 말해서, 이런 문제들을 지적하는 국민들은 모두 '비실용'적이고 '무능력'한가?
 
 숱한 의혹과 비판을 받고 있는 내정자들의 한 가지 공통점은 모두 엄청난 '부자'라는 것이다. 그들은 대한민국 1%가 아니라 0.1%에 속하는 '부자'들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다시 묻지 않을 수 없다. 온갖 잘못을 저질러서라도 엄청난 부자가 되었다면, 아무튼 그는 '실용'적이고 '능력'이 있는 사람인가? 국민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정직한 비부자들은 '비실용'적이고 '능력'이 없는 사람인가?
 
 교수의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것이나 대다수 국민을 큰 고통 속으로 몰아넣는 투기를 '실용'이요 '능력'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가치 전도의 '실용'이요 '능력'이라고 해야 옳을 것이다. 전도된 가치를 지닌 자가 국정을 좌우해서야 되겠는가? '인사는 만사'라고 했다. 잘못된 인사는 나라를 망치는 '망사'가 되고 만다.
 
 이명박 정부는 가치 전도의 선진화를 추구하려고 하는가? 이명박 대통령 주위에 정말 훌륭한 인재들이 많이 있는지 깊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명박 정부에 인사시스템이 있는지 더욱 깊이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나라를 '이상한 나라'로 만들지 말고 한시바삐 잘못을 바로잡기 바란다. 국민은 바보가 아니다.

홍성태/상지대 교수·참여연대 부집행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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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in H.

2008/02/26 13:37 2008/02/26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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