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효율화를 위한 엔지니어링 산업혁신

2020. 5. 7, 산업파급효과가 크고 고용증대에 효과적인 엔지니어링산업에 대한 혁신전략이 발표되었다. 엔지니어링 역량 강화를 통해 우리산업의 혁신성장을 뒷받침하겠다는 취지라고 한다.

그런데, 아쉬움이 있다. 우리산업의 혁신성장을 뒷받침하는 것에서 그쳐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여기 ESCO(Energy Saving Company, 에너지절약전문기업)가 있다. 사실 ESCO가 별 다른 것이 아니다. 엔지니어들이 진단과 컨설팅을 통해서 도출한 에너지효율화 아이템을 프로젝트로 만들어서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ESCO의 핵심은 에너지효율화 공정을 설계하거나 에너지고효율 설비가 잘 돌아갈 수 있도록 구성하는 것이다. 이게 바로 우리나라 엔지니어링산업이 부족하다는 설계, 그 중에서도 이 혁신전략에서 중요하다고 얘기하는 기본설계와 관련 있는 것이다.

그런데 아래 그림에서 보듯이 ESCO 산업이 한없이 쪼그라 들어있다.  (관련 글 -> 1, 2, 3, 4, 5, 6)

 

엔지니어링 혁신전략을 모두 읽어 보았지만, ESCO에 대한 내용은 없고, 에너지효율화 또는 온실가스 감축과 관련한 내용은 없다.  왜 엔지니어링 산업을 혁신해야 하고, 엔지니어링 산업이 우리나라에서 어떤 큰 역할을 할 수 있는지는 에너지효율화나 온실가스감축과 연계시켜야만 훨씬 더 설득력이 있다. 그렇지 않고, 엔지니어링 산업만을 위한 혁신이나 ‘디지털’이나 ‘4차산업혁명’을 띄우기 위한 들러리에 멈춘다면, ‘또 대형토건이네’, ‘기본도 없으면서 무슨 디지털, 빅데이터냐’라는 비판만 받을 뿐이다.

내가 정책입안자, 정책결정권자라면, ‘우리나라 전체의 에너지효율을 높여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주인공, 엔지니어링 산업!’이라고 목표를 세우고 엔지니어링 산업혁신 전략과 에너지효율 혁신전략을 엮었을 것이다. 물론 엔지니어링 혁신전략과 에너지효율 혁신전략을 만든 공무원, 담당과, 담당실이 달라서 정책의 넘나듦이 어려운 건지 모르겠다. 산업부라는 한 부서, 같은 차관 밑에 있는데, 이렇게 생각하는 내가 이상할 수 있겠다. 하지만 현실이 그렇더라고.

 

국토부와 산업부, 건축물 에너지 성능향상 힘 모은다

국토교통부와 산업부(가나다 순)가 건축물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해 힘을 모은다고 한다. 이런 생각이 든다.

  1. 잘했다. 좋은 변화다. 그리고 이제 시작이다.
  2. 힘을 모으기로 했으니 에너지 효율을 높여서 온실가스를 줄이는데 초점을 맞춰서 규제는 분명하게 만들어 집행하고, 인센티브는 풍부하게 시행해야 한다.
  3. 그 동안 관련 예산이 너무 적었다(관련 글->1, 2, 3, 4, 5). 양 부서가 힘을 모으겠다고 한 만큼 그에 걸맞는, 그리고 충분한 예산이 만들어져 집행되어야 한다.
  4. 뭐 새로운 거 없나 기웃거리지 말고, 있는 계획들 제대로 이행하는 데 전력을 다하길 바란다.

국토교통부 김상문 건축정책관은 “2020년 공공부문 제로에너지 건축물 의무화가 시행된 시점에서, 이번 산업부와의 업무협약은 경제·혁신적 사업모델을 발굴하여 2025년 민간부문 제로에너지건축물 의무화 확대까지 대비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고, 산업통상자원부 김정일 에너지혁신정책관은 “산업부는 그동안 건축물에 적용되는 다양한 설비·자재에 대해 에너지효율 향상 정책을 광범위하게 추진해왔는데, 이번 국토부와의 협업을 통해 건물부문의 종합적 에너지 효율향상 방안을 함께 모색해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국토교통부 보도자료

산업부 보도자료

모든 것이 에너지다소비산업구조 때문? 응, 아니야.

중국의 에너지 공급 소비 혁명 로드맵을 어제 5월 9일 올렸다.

관련해서 그 로드맵을 만들었던 기관 중 하나인 Berkeley Lab의 간단한 해설과 PPT 자료가 있다.

모두 중요한 내용이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관심 가던 부분은 아래 그림이다.

위 그림에서 보면, 연료전환의 효과가 그리 크지 않은 것임을 알 수 있다. 특히 산업부문의 경우 연료전환의 효과는 8% 정도에 그친다. 석탄을 다른 것으로 바꾸기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또 공급측면에서의 접근은 한계가 분명하다는 얘기도 된다. 이처럼 특히 산업부문의 에너지문제는 소비를 빼놓고는 얘기가 안된다는 것을 꼭 명심하면 좋겠다.

The largest contributions of industrial CO2 emissions reductions are from energy efficiency improvement with 54 % share (or 1,080 MtCO2) of the total reduction in 2050, followed by
structural shift with 25 % (500 MtCO2), and production demand reduction with 13 % (260 MtCO2). Together, the three energy efficiency-related strategies contributed 92 % of the CO2
emissions reductions while fuel switching and decarbonization have the smallest contribution to industrial CO2 emissions reductions, with only 8 % share in 2050.

*->에너지효율 개선효과가 54%, 다소비산업구조의 재편효과가 25%이다.

‘모든 것이 에너지다소비산업구조 때문이다’
‘그 구조를 바꿔야 한다(바꾸기 전에는 아무 소용 없다)’
 
에너지효율에 관해서 사실 수십 년간 이 얘기가 나왔다.
그 동안 (에너지다소비) 산업구조를 적극적으로 바꾸려는 노력은 했는지 모르겠다.
물론 산업구조를 바꾸는 게 맞는지, 바꿔야만 하는지에 대한 논의도 지지부진한 거 같다.
 
산업구조 탓을 하며, 문제가 산업구조이니까, 큰 틀의 문제니까 1)(그런 산업구조를 전제로 할 때) 각 산업부문별로 에너지효율을 높일 잠재력은 얼마나 있을지에 대한 검토도 제대로 안 했고, 2)에너지효율을 높였을 때 이익, 필요한 예산이나 투자비, 창출되는 일자리, 줄어드는 사회적 비용 등에 대한 연구나 분석도 게을렀고, 3)에너지효율을 높여서 에너지사용량을 줄이고 온실가스를 감축시키는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도록 규제나 인센티브를 만들지도 않았다. 물론 에너지효율 투자가 아주 적었던 것도 사실이고.
에너지다소비산업구조 핑계는 이제 정말 그만할 때가 됬다. 그 핑계 이제 그만 봤으면 좋겠다.